2026년 10월 07일 Wednesday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 “뿌리고 버무리면 끝! 김치 대신 김치 만드는 법을 수출합니다”

정책 전문 에디터기자 · 2026.10.0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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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부처 :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보도 일시 : 2026.10.07

간단하게 김치를 만들 수 있는 ‘김치절임분말’을 개발해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더밥 정세찬 대표. 사진 C영상미디어 이제 “두 유 노 김치(Do you know kimchi)?”라는 질문은 필요 없다. K-푸드 열풍이 세계를 휩쓸면서 김치의 위상도 달라졌다. 건강한 발효식품의 대표주자로 해외 식탁에서도 익숙한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 김치의 수출 대상국은 100개국을 넘어섰고 최대 시장인 일본에 이어 미국과 유럽 등으로 시장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완제품을 사 먹는 데서 나아가 직접 김치를 담가 먹으려는 해외 소비자도 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김치를 직접 만들기는 쉽지 않다. 배추를 씻고 소금에 절이는 것부터 마늘·생강·고춧가루·젓갈 등 여러 재료로 양념을 만들고 버무려 숙성시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필요한 재료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식품기업 ‘더밥(Thebab)’은 이 같은 해외 소비자의 불편에서 새로운 수출 가능성을 찾았다.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준비하는 과정을 분말 하나로 줄일 수 없을까.’ 떡볶이·라면스프·분말소스 등 분말 제품을 개발·생산해온 더밥이 내놓은 답은 ‘김치마녀 절임분말’이다.  생배추나 양배추를 썰어 분말을 뿌리고 버무린 뒤 3~5분만 기다리면 겉절이 스타일의 김치가 완성된다. 절임 과정도, 양념을 만들 필요도 없다. 해외에서도 김치는 ‘사 먹는 음식’이 아니라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이 된 것이다.  더밥은 김치절임분말을 비롯해 수출을 목표로 하는 제품 대부분을 비건·할랄 기준에 맞춰 개발하며 차별화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김치마녀 절임분말은 2024년 10월 출시 이후 미국·캐나다·일본·인도·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인도 국제식품박람회(SIAL India)에서는 한국 기업 최초로 제품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대상을 수상했다. 김치절임분말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더밥 정세찬 대표를 만나 제품 개발의 뒷이야기와 해외시장 공략법, 더밥이 그리는 K-푸드의 다음 10년을 들었다. 더밥 정세찬 대표가 분말 포장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C영상미디어 김치 대신 ‘김치 만드는 방법’을 수출한 셈이다. 김치를 완제품으로 만들어 수출하는 방법도 있지만 우리는 조금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해외 소비자가 김치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러려면 가장 번거로운 절임 과정부터 해결해야 했습니다.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따로 준비하는 과정을 분말 하나로 간소화하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래 분말 제품을 개발해온 회사이기 때문에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김치 시장에 접근해보자는 거였죠. ‘이지메이킹(Easy Making)’, 즉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게 하는 것과 분말의 유통 편의성을 결합하면 해외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개발한 제품이 ‘김치마녀 절임분말’입니다. 현재는 겉절이와 백김치 두 가지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김치절임분말로 어떻게 김치를 만드는지 궁금하다. 생배추나 양배추 약 200g을 준비해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뒤 분말 한 포(15g)를 골고루 뿌려 버무리고 그릇에 담으면 겉절이 김치가 완성됩니다. 간단하죠. 다만 맛있는 김치를 먹으려면 분말을 넣고 바로 먹는 것이 아니라 소금이 녹을 때까지 3~5분 정도 기다리는 게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삼투압 작용으로 채소의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배추에 윤기가 돌고 숨이 적당히 죽어 먹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별도의 절임 과정이나 양념을 만들 필요 없이 먹을 만큼만 바로 만들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김치에서 젓갈을 빼면 ‘김치다운 맛’을 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재료를 넣었나요. 소금을 비롯해 마늘, 양파, 표고버섯, 다시마 추출물, 김치 국물 분말 등 16가지 재료를 조합했습니다. 액젓은 사용하지 않고 김치 특유의 감칠맛을 구현했고 식물성 유산균도 넣었습니다. 비건 제품이면서도 김치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어요. 김치를 먹고 싶어도 기존 김치의 원재료 때문에 먹지 못하는 소비자까지 고려해 제품을 개발한 거죠.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김치의 ‘맛’이 어려웠습니다. 액젓이나 동물성 원료를 쓰지 않으면서도 소비자가 먹었을 때 ‘김치 맛이다’라고 느껴야 하니까요. 시장조사와 개발을 포함해 약 7년 동안 아이디어를 다듬었습니다. 재료를 하나씩 바꾸고 배합 비율을 조정하면서 수백 차례 테스트했죠.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맛을 완성했습니다. 왜 ‘분말’이었습니까. 우리 같은 작은 기업이 대기업과 완제품 시장에서 경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생산시설이나 유통망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말 기술에 집중해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는 유통의 편의성입니다. 우리는 가능하면 실온에서 유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냉장·냉동 제품보다 보관과 물류 부담이 적고 해외로 수출할 때도 유리하죠. 생산과 유통에서 대기업과 정면으로 경쟁하기보다 작은 기업이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한 겁니다. 비건·할랄까지 가져간 것도 결국 ‘작은 기업만의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인가요. 분말만 잘한다고 해외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비건·할랄이라는 시장의 요구까지 제품에 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출을 목표로 하는 제품 대부분을 비건·할랄 기준에 맞춰 개발하고 있습니다. 비유전자변형식품(Non-GMO) 인증과 영국 비건소사이어티의 ‘비건 트레이드마크’ 등록을 마쳤고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역량을 갖추다 보니 대기업에서 먼저 협업을 제안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올해 4월에는 농심의 수출용 비건 쇠고기라면스프 개발을 마무리하고 공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분말 기술에 비건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역량까지 더해지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이어지고 있는 거죠. 해외 반응은 어떤가요. 현재 더밥 제품은 약 20개국에 수출하고 있고 김치절임분말은 미국·일본·캐나다 등 7개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분말을 넣어서 김치를 만든다’는 방식이 낯설어 해외 바이어에게 설명이 필요했어요. 그런데 직접 만들어 먹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사 제품도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카테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시장을 혼자 개척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서 주최하는 박람회와 상담회, 바이어 미팅 등에 꾸준히 참여하며 현지 시장과 소비자 정보를 얻었고 실제 수출로 이어지는 데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프리카를 비롯해 아직 진출하지 못한 시장도 계속 두드려볼 생각입니다. 현지화 전략도 궁금합니다. 제품을 수출하는 것만큼 현지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모든 포장에 정보무늬(QR코드)를 넣어 제조법을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지어 자막도 넣고요. 미국 시장은 영어뿐 아니라 인구 비율이 높은 히스패닉계 소비자를 고려한 자막도 같이 제공합니다. 제품의 양과 유통 방식도 나라별로 고민해요. 김치절임분말도 일반 소비자용 소포장부터 마트용, 레스토랑에서 사용할 수 있는 1㎏ 대용량까지 다양하게 구성했습니다. 김치 외에도 현지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 있나요. 분말 제품 안에서도 계속 세분화하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게 ‘고수마녀 떡볶이’입니다. 고수, 즉 실란트로를 활용해 미국 히스패닉계, 중국계 소비자 등을 겨냥했습니다. 우리 입맛에 맞는 제품만 만드는 게 아니라 현지 소비자가 좋아하는 맛을 찾아 제품에 반영하는 거죠. 떡볶이뿐 아니라 김스낵, 라면스프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고 기업이나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분말소스 공급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K-푸드의 성장세가 거센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더밥이 목표로 하는 자리는 어디입니까. K-푸드는 이제 하나의 카테고리가 됐습니다. 예전에는 한국 음식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야 했다면 이제는 K-푸드라는 이름만으로도 관심을 갖는 시대가 됐죠. 문화의 힘이 결국 음식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한국 문화 콘텐츠에 정말 고맙습니다. 해외에서도 K-푸드라면 조금 비싸더라도 기꺼이 경험하고 투자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K-푸드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지만 앞으로 10년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그 안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찾는 거예요. 더밥은 비건·할랄 분말 분야에서 세계 1등 기업, 특히 김치절임분말로 세계시장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K-공감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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